[허생전 패러디] 황생전

작품번호 049 : 패러디(원작: 허생전)

황생전
R.D

황교수는 관악산에 살았다. 수의대 건물에 들어오면 뒤편에는 컨테이너 박스 연구실이 있었고 다시 오른쪽으로 가면 개곰팡이가 날아오는 사육장이 있었는데, 두어 칸 컨테이너 박스는 전기마저 오락가락하고 바람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황교수는 연구원들에게 월화수목금금금 라멘만 먹이고, 그의 연구원들은 노가다를 뛰어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어느 연구원이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교수님은 한달에 40만원만 주고 월화수목금금금 라멘만 먹이니, 연구는 해서 무엇합니까?”
“너희는 아직 쇠젓가락질을 익숙히 하지 못하였다.”
“그럼 백두산 호랑이 복제라도 못 하시나요?”
“백두산 호랑이는 상처를 혀로 핧다가 죽은 것을 어떻게 하겠냐?”
“그럼 한우 복제는 못 하시나요?”
“복제한우는 이사하다 잃어버린 걸 어떻게 하겠냐?”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라멘만 먹이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냐?’ 소리만 연구했단 말씀입니까? 이것도 못한다, 저것도 못 한다면, 다단계라도 못 하시나요?”

황교수는 읽던 포토샵교재를 덮어놓고 일어나기를,
“아깝다, 내가 월화수목금금금으로 10년을 기약했는데, 이제 겨우 7년인걸...”
하고 휙 컨테이너 밖으로 나가 버렸다.
황교수는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서울로 내려가 거리의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누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자요?”

변씨(卞氏)를 말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황교수가 곧 변씨를 찾아갔다. 황교수는 변씨를 대하여 길게 읍(揖)하고 말하였다.

“내가 국익을 위해서 뭔가 좀 연구해 보려고 하니, 30억 원만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변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30억 원을 내주었다. 황교수는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비서들이 황교수를 보니 거지였다. 양복의 단추가 빠져 너덜너덜하고, 구두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허름한 넥타이를 걸치고, 눈에서는 라멘궁물이 흘렀다. 그들이 의아하여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당연히 알지.”
“그래도 이렇게 30억 원을 담보도 없이 선뜻 주는 것은 무슨 영문입니까?”
“이건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다. 대개 지원금을 따 내려는 사람은 으레 자기 프로젝트를 대단히 선전하고, 성공을 장담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은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은 형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빛이 영롱하며, 얼굴에 뻔뻔한 기색이 있는 것으로 보아 든든한 빽이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청을 저버리다간 당장 언론과 네티즌들이 쳐들어올 것이매, 미리 30억을 준 것이다. 더군다나 그가 하는 연구가 작은 것이면 모르되, 국익을 위해 무엇을 해 보겠다 하니 담보는 받았다가 무슨 악플을 들으려고 감히 받을 수 있겠는가?”

황교수는 30억원을 입수하자 컨테이너 연구실에는 들르지도 않고 바로 여의도로 가서 자신의 지원금 중 20억원으로 소고기를 사서 연구원들로 하여금 전국의 기자들과 30대 재벌과 정치인들에게 뿌리게 하였다. 그리고 구라로 영롱이 복제 논문을 만들고 월화수목금금금 운운하는 발언으로 각종 포상과 정부지원금을 싹쓸이했다. 황교수가 온갖 지원금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온 나라의 연구실들이 연구를 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황교수에게 소고기를 받았던 기자와 재벌과 정치인들이 도리어 8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몰아다 주게 되었다.
황교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30억원으로 이 나라의 과학계를 좌지우지했으니, 이 나라의 과학 형편을 알 만하다.”
황교수는 2004년 논문에서 뽀샵으로 줄기세포를 만들고 당장이라도 강원래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날 것처럼 구라를 치고 "이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대한민국의 기술이다." 라고 언론플레이를 한 다음에 말했다.

“이후로 교보문고 어린이 코너에 나의 위인전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황교수가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교보문고에서는 황교수의 위인전이 불티나게 팔리게 되었다.

황교수는 빈주를 찾아가 말을 물었다.

“인터넷에 혹시 낚시를 할 만한 곳이 있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웹서핑을 하다가 링크를 타고 줄곧 흘러가서 어떤 포탈에 닿았지요. 아마 다음이나 네이버쯤 될 것입니다. 댓글마다 찌질이들이 설치고 제목만 보고 글은 읽지도 않아서 낚시를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그 곳에 까페를 만들어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것이네.”
라고 말하니, 빈주가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황교수가 피시방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보고 실망해서 말했다.

“회원이라고는 얼마 되지도 않는데 무엇을 해 보겠는가? 회원 수가 적으니 단지 번개는 할 수 있겠구나.”
“조그만 까페에 회원도 별로 없는데 대체 무엇으로 낚시를 한단 말이오?”

빈주의 말이었다.

“낚시만 잘 하면 사람은 절로 모을 수 있다네. 구라가 들통날까봐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을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희망을 찾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휠체어나마 타고 자유롭게 이동하려고 하여도 문턱에 가로막히거나 리프트에서 떨어져 죽기 일쑤였고, 차별에도 불구하고 직업을 갖거나 공부를 하고 싶어해도 일단 움직일 수가 없으니 엄두도 내지 못하였고, 하다못해 쉼터를 만들려고 해도 땅값 떨어진다는 다른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처지였다.
황교수가 장애인들을 찾아가서 말했다.

“중증 장애인이 되어 투병하면 괴롭지 않소?”
“괴롭지요. 게다가 치료비 때문에 가족들까지 고생하는 것은 차마 견디기가 힘듭니다.”
“그렇다면 수입은 있소?”
“한달에 30만원 정도 보조금을 받는데, 일을 해서 푼돈이라도 벌어 보려고 하면 그것도 수입이라고 보조금을 끊어버립디다.”
“정말 그렇다면 왜 줄기세포 치료를 받지 않을까? 그럼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병신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일도 하고 공부도 해서 가족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리프트에서 떨어져 죽을까봐 걱정하지도 않을 것인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서 못할 뿐이지요.”

황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소. 내일 광화문 앞에 나와 보오. 접시에 담긴 것이 모두 줄기세포이니 마음대로 치료받을 수 있소.”

황교수가 장애인들과 언약하고 돌아가자, 장애인들은 모두 희망에 가득차게 되었다.
이튿날, 장애인들이 일부는 집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일부는 어찌어찌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간신히 광화문까지 와 보니 줄기세포는 간 곳이 없었다. 그러나 황교수는
“줄기세포가 11개면 어떻고 1개면 어떻고 0개면 또 어떻소? 나에게 줄기세포를 만들 원천기술이 있으니 6개월만 시간을 주면 줄기세포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모두들 대경해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오직 교수님의 말씀을 믿겠습니다.”
“너희들, 힘껏 난자를 구해 보아라.”

이에 장애인 가족과 여성 연구원들이 난자를 뽑고 미즈메디에서도 불법 거래되는 난자를 구해 왔으나, 엠비시가 냄새를 맡고 피디수첩을 방송했다.

“난자 백개가 있어도 줄기세포 하나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무슨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하겠느냐? 이제 줄기세포 연구를 해서 33조의 국익을 창출해 보려고 해도, 주변에 있는 피디수첩이 국익을 다 가져가서 대책이 없다. 내가 알럽황에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명씩을 선동해서 피디수첩을 까고 싱싱한 난자와 후원금을 기증받아 오너라.”
황교수의 말에 사람들은 좋다고 흩어져 갔다.
황교수는 사이언스, 국익 33조 등 몸소 전세계를 낚을 떡밥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사람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소문을 들은 찌질이들도 몰려왔다. 나라가 황빠들로 가득 채워져서 나라가 엄청나게 시끄러워졌다.
그들은 엄동설한에 난데없이 진달래를 꺾어 컨테이너 연구실 앞에 깔았고, 일부 땡중들은 난자를 보시하자고 설쳤다. 국민들이 국가주의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난자 기증 서약을 한 자가 순식간에 천 단위로 늘어났고 군사독재 정부가 없어도 저절로 엠비시의 광고가 끊어졌다.
황교수가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낚시가 끝났구나.”
하고, 이에 알럽황 회원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알럽황을 만들 때에는 줄기세포로 장애인들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국익을 위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피디수첩이 딴지를 걸고 난자가 모이지 않으니, 나는 이제 석좌교수직을 내놓으련다. 다만 회원이 들어오걸랑 검증을 요구하게 하지 말고, 여성 회원들은 한달에 하나씩 난자를 기증하게 하여라.”
하고 비판적인 회원들을 강퇴시키며
“이 까페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황교수는 나라 안을 두루 돌며 연줄 있는 자들에게 로비를 했다. 그러고도 3억이 남았다.

“이것은 변씨에게 갚을 것이다.”

황교수가 가서 변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변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30억을 실패보지 않았소?”

황교수가 웃으며,
“재물에 의해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30억이 어찌 라멘줄기를 불게 하겠소?”
하고, 3억을 변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 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월화수목금금금 뽀샵질을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30억을 빌린 것이 솔직히 잘 한 것 같소.”

변씨는 대경하여 왜 30억을 빌려 줬는데 3억만 주느냐고 따지자, 황교수가 역정을 내며
“그대는 나를 섀튼으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변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허생이 관악산 밑으로 가서 조그만 컨테이너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늙은 수위가 수위실에서 가족오락관을 보는 것을 보고 변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컨테이너가 어느 공사판의 숙소요?”
“숙소가 아니라 황 교수의 연구실입죠. 가난한 형편에 라멘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연구실을 나가서 몇 년 동안 언론플레이만 하고 계시고, 시방 연구원들이 있었는데, 견디지 못하고 외국으로 떴지요.”

변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황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변씨는 황교수에게 사과하고 3억을 다시 돌려주려 했으나, 황교수는 받지 않고 거절했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30억을 버리고 3억을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연구원들 먹일 라멘이나 떨어지지 않고 주변에 쇠고기나 돌리도록 해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연구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변씨가 황교수를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변씨는 그 때부터 황교수의 컨테이너 연구실에 라멘이나 소고기가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황교수는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검증 이야기를 하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난자를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연구원들로 하여금 연습을 시켰다.
이렇게 며칠을 지내는 동안에 두 사람의 정의가 아주 가까워졌다. 어느 날, 변씨가 황교수에게 몇 년 동안에 어떻게 전 국민을 낚았는가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황교수가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 일이지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국가주의가 판을 치는데다 과학을 금 나오고 은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 정도로 알아서, 국익이니 세계 최초니 노벨상이니 하는 데에는 사족을 못 쓰지요. 그러니 신문이나 방송에서 노벨상 가능성을 살살 얘기하고 국익 33조 운운하는 말까지 덧붙이면 대한민국에 떡밥을 물지 않을 사람이 없는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30억을 꾸어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했습니까?”

황교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빌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국익 운운했으니 능히 30억을 지닌 사람치고는 누구나 떡고물을 얻어먹으려는 마음으로 다 주었을 것이오. 그 중에 당신이 가장 잔머리를 굴리는지라, 내가 달라 하면 어찌 주지 않았겠소?”

한피디가 당시 황교수에 대한 취재를 맡아 황교수의 논문에 수상한 점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가 황교수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한피디는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것이 낚시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이는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한피디는 기자들도 다 물리치고 제보자만 데리고 걸어서 황교수를 찾아갔다. 제보자는 한피디를 문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황교수를 보고 한피디가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황교수는 못 들은 체 하고,
“네가 가져온 난자나 이리 내놓아라.”
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에게 연습을 시키는 것이었다. 제보자는 한피디를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황교수는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한피디를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한피디가 방에 들어와도 황교수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한피디는 몸둘 곳을 몰라하여 논문에 대해 취재하는 뜻을 설명하자, 황교수는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너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방송국에서 무슨 직책에 있느냐?”
“피디요.”
“그렇다면 너는 방송국에서 신임받는 위치에 있겠군. 논문조작은 미국과 프리메이슨과 유대 마피아 섀튼의 사주를 받은 빨갱이들의 짓이다. 네가 방송국에 알려 이것을 보도하고 빨갱이 매국노들을 몰아낼 수 있겠느냐?”

한피디는 한참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기가 막혀서,
“어렵습니다. 제이(第二)의 해명을 듣고 줄기세포 검증을 해보고자 합니다.”
했다.

“사이언스에서 이미 검증이 끝났으니 '제이의 검증'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황교수는 외면하다가, 한피디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2005년 논문에 11개의 줄기세포가 있었는데 개곰팡이가 날아와서 다 없어졌지만, 원천기술은 아직 있는 것이니 그것을 보도할 수 있겠느냐?”

한피디는 이번에도 또 기가 막혀서,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그게 무슨 언론이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무릇, 천하에 국위를 선양하려면 먼저 연구원들에게 월화수목금금금 라멘만 먹여 헝그리정신을 키우지 않고는 안 되고, 남의 나라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먼저 기술을 선점하지 않고는 뒤처지지 않을 수 없는 법이다. 지금 우리 나라가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개발해서 다른 선진국들의 질투를 사고 있는 판에, 미국 근본주의자들과 일본 2ch폐인들이 줄기세포 연구에 딴지를 걸어서 우리가 국익을 다 뺏길 판이다. 진실로 국익을 위해 나라에서는 원천기술을 보호하고 2005년 논문을 다음 논문으로 재현해서 검증할 수 있게 해 주고 국민들이 난자와 후원금을 모아다 주면 한번 세계를 뒤집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줄기세포허브를 만들어 전 세계의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면, 잘 되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고, 못 되어도 33조의 국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들어간 세금과 난자가 이미 수두룩한데 언제 재현이 성공할 줄 알고 또다시 세금과 난자를 대란 말입니까? 벌써 나라망신이 전 세계에 뻗쳤습니다.”

황교수는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피디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엠빙신 같은 찌질한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감히 피디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는가? 연구원을 협박해서 취재를 하니 그것이야말로 독재 정권에서나 하는 것이고, 논문을 조작했다고 시비를 거는 것은 관행적인 일을 문제삼는 것에 불과한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진실이라고 한단 말이냐?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백의종군을 피하지 않았고, 박정희는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기 위해 인권유린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국위를 선양하겠다 하면서, 그까짓 난자 하나를 아끼고, 또 장차 헝그리정신으로 라멘만 먹으면서 연구를 하고 전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판에 생명윤리나 따지고 논문조작 하나를 눈감아주지 않고 딴에 진실추구란 말이냐? 내가 국익을 위해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 하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피디라 하겠느냐? 너 같은 자는 파라포름알데히드 지옥에 빠져 디엔에이 피크 하나 검출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야.”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쇠젓가락을 찾아서 찌르려 했다. 한피디는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황교수는 병원에 드러누워 있고 엠비시 홈페이지는 초토화되어 있었다.

by glamorator | 2006/02/03 04:06 | 패러디 書房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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